불교를 공부할라 치면 수많은 한자용어, 범어용어가 나와서 매우 이해하기 어렵다. 백여개의 불교 강연 유투브 동영상을 탐독하고 나름대로 이해를 하려고 해봤다.
결과적으로 알아낸 것은 붓다가 깨우치고 가르치려 하던 것이 비교적 쉬워서, 굳이 어려운 용어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정리해 봤다. "순 우리말로 배우는 붓다의 가르침"이다.

<시작>
붓다의 궁금함
왜 세상에는 괴로움으로 가득차 있는가?
수많은 괴로움을 없앨 길은 없는가?
붓다의 깨달음
혼자 스스로 있는 것이란 없다.
모든 것은 서로 엮이고 얽혀 있어, 끊임없이 바뀐다. (밥은 농부, 거름, 햇빛, 바람, 흙, 거름, 포장, 유통, 배달...등 수많은 것들이 모인 결과고 다시 소화되고 배설되면 거름이 된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은, 잠깐의 모습일 뿐, 이내 달라지고 바뀔 것이다.
바뀌지 않는 것이란 없다.(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만져지고, 하는 것들로부터 새로 마음속에 그려낸 헛것을 진짜로 보면 안된다.)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은 헛된 것이고, 바라보는 나조차도 없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끝없는 괴로움으로 가득차 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 헤어지는 괴로움, 싫은 사람을 봐야하는 괴로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 등이다.
모든 것이 바뀐다는 걸 알지 못하고 헛된 것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겨나는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
다음 네가지 차례를 따르면 괴로움을 떨쳐낼 수 있다.
1. 모든 게 서로 얽혀 있고, 끊임없이 바뀐다는 것을 알아차려라.
2. 바뀌지 않는 걸 얻으려 할 때 괴로움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차려라.
3. 괴로움을 떨어낼 수 있음을 알아차려라.
4. 다음의 여덟가지를 지키고 사는 게 그 길이다.
(1) 서로 얽혀서 끊임없이 변하는 사물의 본디 모습과 흐름을 보라.
(2) 바르게 생각하고 올바른 뜻을 품어라.
(3) 거짓말이나 욕을 하지 말고, 부드럽고 고운 말을 하라.
(4) 함부로 죽이지 말고, 도둑질을 말고, 바르게 행동하라.
(5) 바른 일을 하고 살아라.
(6) 올바르게 꾸준히 노력하라.
(7) 지금 일어나는 것들을, 깨어있는 눈으로 바라보아라.
(8) 마음이 어지럽고 흔들리지 않게 돌보고 지켜라.
붓다의 말없음과 입닫음
붓다는 괴로움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물음에는 입다물었다. 우선 코앞에 닥친 것부터 하자는 것이었다.
독화살 맞았으면, 우선 화살을 뽑고 낫게 하고 볼 일이지, 무슨 독인지 누가 쐈는지 왜 쐈는지 어떻게 쐈는지 헤아리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이러한 물음엔 입다물고 말을 받아주지 않았다. 세상에 가득찬 괴로움을 없애는 데 전혀 도움되지 않기 때문이다.
- 우주는 끝없이 넓은가?
- 우주는 끝없이 오래가는가?
- 사람의 넋이나 얼은 몸과 같은가?
- 깨달은 이는 죽은 뒤에도 남는가?
<끝>
여기까지가 붓다의 깨달음과 가르침의 핵심을 순 우리말로 요약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다.
Q. 깨달음이란 뭔가요?
불교에서 흔히 잘못 사용되고 오해되는 용어가 '깨달음'이다.
'깨달음'이라는 게, 뭔가 특별하고 고귀하고, 모든 것에 대한 진리를 알고 지혜를 얻고, 광명을 찾아 눈이 번쩍 뜨이고, 심지어 어떤 신통력을 얻는, 신비로운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오해를 하는데, 그런 게 '깨달음'이 아니다.
'깨달음'이란 말그대로 몰랐던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붓다는 "모든 것이 서로 얽히고 엮여 있고, 우리가 보는 것은 그 일시적 스냅샷에 불과하며, 괴로움의 해결은 그걸 알아차리고 집착을 버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발견한 것이다.
* 그 당시 인도에서는 브라만, 아트만 같은 걸 추구했었는데, 그딴 거 없다는 걸 붓다가 깨달은 것이다.
* 그 당시 사문들은 고행을 통해 뭔가 신통한 능력을 얻으려들 했는데, 그딴 거 필요없다는 걸 붓다가 깨달은 것이다.
붓다가 깨달은 것을 우리가 새삼 반복하여 다시 깨달을 필요는 없다. 그걸 이해하고 그 가르침대로 실행하며 살아가면 될 일이다.
Q. 누구나 깨달을 수 있나요?
붓다가 깨달은 바를 잘 이해하고, 그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고 살아가면, 괴로움이 사라지고 항상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웬만한 사건이 벌어져도, 평정심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그게 깨달은 것이다.
Q. 깨달음에 이르려면 어떻게 하나요?
새삼 깨달을 필요 없다. 붓다의 깨달음을 이해하고 그 가르침 대로 실천하면서 살아가면 그게 다이다.
붓다의 문제의식과 깨달음은 결국 "괴로움"에 관한 것이다.
그외에 다른 종류의 깨달음을 얻으려면 과학이나 공학, 철학 같은 분야에서 공부할 일이다.
Q. 죽으면 윤회하나요?
붓다의 핵심 가르침은 변하지 않는 고정불변의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기 자신도 없다는데 어떻게 윤회라는 게 성립조차 하겠는가? 윤회 그딴 거 없다.
심지어 죽은 후에 어떻게 되는가 같은 형이상학적인 질문에 붓다는 말도 섞지 않고 침묵했다.
Q. 불교는 과학인가? 과학적인가?
둘다 아니다.
불교에서도 관찰한다라는 용어를 쓰는데, 과학의 관찰은 '측정'할 수 있음을 기반으로 하는데, 불교에선 털끝만큼도 '측정'에 대해 관심이 없다.
과학적이지도 않다. 반복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비슷한데, 근대과학은 질문에 그치지 않고, 가설을 세우고 모형을 만들고 모형에 기반한 예측을 만들고 측정으로 그 모형과 가설에 의한 예측이 맞는지 검증하는 절차를 따른다. '측정'에 의한 검증없이는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붓다는 세상의 괴로움의 해결에만 관심이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벅찬 일이라 딴생각 할 겨를 조차 없었다. 아무데나 가져다 붙이지 말자.
Q. 색즉시공이라는데 양자역학과 관련있나요?
아무런 관련없다.
붓다는 괴로움을 없애는 것 외에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Q. 깨달으면 무한한 지혜로 모든 걸 알게 되나요?
아니다.
붓다의 깨달음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만 말한다.
다른 지식과 지혜는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Q. 화두를 붙잡고 수행하면 어느순간 갑자기 깨닫게 되나요?
아니다. 순간적으로 뭔가 강렬한 걸 봤거나 느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으나, 그런 느낌은 다분히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다.
붓다의 깨달음은 보편적인 것이다. 그 가르침을 이해하면 되는 것이지 새삼 깨달을 필요는 없다.
Q. 수행은 필요없나요?
붓다가 제시한 네가지 차례에 따라 여덟가지 행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올바른 수행이다.
여덟가지 실행항목들은 평생하는 것이고 그게 수행이다.
Q. 붓다가 말하는 진리란 뭔가요?
붓다의 문제의식은 괴로움이다.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붓다가 발견한 것이 진리이다. 다만 그 진리의 범위가 "괴로움 해결"에만 국한된다는 걸 명심하여야 한다.
괴로움 해결과 관련없는 진리는 다른데서 찾아야 한다.
Q. 붓다의 가르침은 철학인가요?
철학의 넓은 범위에서, 인식론에 국한하면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게 허상임을 설명하기 위해 마음의 작용을 상세하게 파고 들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괴로움 해결"에 범위가 한정되기 때문에 엄격한 의미에선 철학이라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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